여러분, 봄이 오면 우리는 따뜻한 기운에 마음도 들뜨고, 몸도 움직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이 시기, 한의학에서는 매우 조심해야 할 병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중풍입니다.
'봄에 중풍이 온다'고 하면 의아해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 병원 통계나 임상에서 보면 봄철에 중풍 환자가 의외로 많이 발생합니다. 왜 그럴까요?
한의학에서는 자연의 변화와 인체의 반응을 밀접하게 연결하여 봅니다. 겨울철 동안 우리 몸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기혈을 깊은 곳으로 수렴시킵니다. 몸속 깊은 곳, 장부와 근육 깊숙한 곳으로 기운이 들어가서 겉은 차고 속은 따뜻한 상태로, 외부 환경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지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봄이 오면서 갑자기 따뜻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특히 ‘춘풍(春風)’은 따뜻하지만, 그 속에 ‘풍(風)’ 즉, 바람의 기운이 강하게 실려 있습니다. 이 바람은 한의학적으로 ‘풍사(風邪)’라고 하여, 병을 일으키는 사기(邪氣) 중 가장 먼저 인체에 침입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머리 쪽으로 침투해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어 중풍, 두통, 어지러움, 마비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즉, 몸속은 아직 겨울이고, 겉은 벌써 봄인 상태, 다시 말해 속은 차고 겉은 따뜻한 상태에서 안과 밖의 기온 차이가 커지면, 이 격차가 우리 몸의 균형을 깨뜨리고 면역과 자율신경계에도 영향을 주며 뇌혈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봄은 간(肝)의 계절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봄철 간기(肝氣)가 왕성해진다고 보는데, 간은 우리 몸의 기혈 순환을 조절하는 중요한 장부입니다. 그런데 이 간기의 흐름이 막히거나 울체되면, 스트레스와 분노 같은 감정의 변화로 인해 기가 치솟고 혈압이 오르며, 결국 뇌졸중이나 중풍 같은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중풍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첫째, 체온의 균형 유지입니다. 아직 봄이라 해도 아침저녁으로는 춥기 때문에, 몸을 너무 빨리 가볍게 입거나 찬 바람을 맞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뒷목과 머리, 귀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풍사는 주로 머리부터 침입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해소입니다. 간기울결(肝氣鬱結)은 중풍의 원인이 되므로, 봄철에는 화를 내거나 급한 감정을 피하고, 마음을 평온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상이나 가벼운 운동, 산책 등으로 기분을 조절해 주세요.
셋째, 식생활의 조화입니다. 기름진 음식이나 과도한 음주는 피하고, 봄철 간을 도와주는 쓴맛이나 신맛이 있는 음식—예를 들어 냉이, 달래, 봄동, 오미자차 등을 섭취하면 간기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넷째, 꾸준한 운동과 기혈 순환입니다. 봄철엔 기운이 올라오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무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산책 등으로 기혈이 고르게 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건강 체크와 한방 진단도 필요합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등 중풍 위험요인이 있는 분들은 사전에 기혈 상태를 진단받고, 필요한 경우 한약이나 침치료로 조기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봄철은 생명의 계절이지만 동시에 풍사가 강해지는 계절입니다. 몸 안은 아직 겨울인데, 겉은 따뜻해지는 이 계절의 변화 속에서 중풍은 빈틈을 노려 침투합니다. 계절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내 몸의 상태에 귀 기울이며, 기혈의 순환과 감정의 흐름을 다스리는 것이 바로 중풍을 예방하는 지혜입니다.
여러분 모두 따뜻한 봄날,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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